목민신문 민경호 기자 | 국민이 매일 마시는 수돗물은 가장 기본적인 공공재이자 국가가 책임져야 할 안전 영역이다. 그러나 최근 상수도관 납품 과정의 품질관리 기록을 두고 조달청이 ‘관련 자료가 없다’는 취지로 답변하면서 공공조달 시스템 전반의 관리 실태에 강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본보는 평택시 상수관 납품을 둘러싼 민원과 조달청 답변을 토대로, 식수 안전과 맞달아 있는 조달 물자의 인증부터 검수·기록 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이 실제로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 3부에 걸쳐 꼼꼼하게 파헤쳐 본다. <편집자 주>
연재순서
①‘상수도관 품질기록 부존재’... 국민 식수 안전 구멍
②검수했나, 서류만 꾸몄나... 납품 의혹, 책임 추궁 불가피
③상수도관 검수 기록 없다면... 법적 책임은 어디까지
시흥 은계지구에서 불량 상수도관 납품으로 대규모 교체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업체의 제품이 이후 전국 공공기관에 버젓이 납품된 것으로 드러났다.
품질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조달청은 이와 관련해 "관련 자료가 없다"며 수요기관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018년 4월 시흥시 은계지구에서는 특정 업체가 납품한 상수도관에서 이물질이 발생하는 사건이 불거졌다.
당시 수요기관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해당 제품의 하자를 확인하고 전량 교체 조치를 진행했다.
하지만 중대한 하자가 확인됐음에도 해당 업체의 상수도관은 2019년과 2020년 지방자치단체, 준정부기관, 공기업 등을 통해 전국 공공 납품망을 그대로 통과한 정황이 파악됐다.
이에 대해 조달청은 해당 제품의 검수 및 대금 지급 근거, 품질 점검 결과를 묻는 질의에 "관련 자료가 부존재한다"며 "수요기관에 문의하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같은 조달청의 해명은 국가 조달 시스템 전반의 부실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관련 규정인 '물품 다수공급자계약 특수조건'과 '물품구매(제조)계약 추가특수조건'에 따르면 하자가 발생한 납품 건에 대해 계약담당 공무원이 신속하게 판매중지 조치를 검토하고 시행해야 하지만 이 과정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품질 확인 기록조차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전문검사기관의 검사 결과나 수요기관의 적합 판정 자료 없이 검수와 대금 지급이 이뤄졌다면, 이는 단순한 서류 누락을 넘어 계약의 적법성 위반 및 공공기록물 관리 부실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만약 관련 기록이 존재함에도 비공개하는 것이라면 은폐 의혹까지 제기될 수 있다.
특히 상수도관은 국민의 식수 안전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조달청의 미온적 태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행정의 투명성과 국민의 알 권리가 훼손된 상황에서 조달청이 책임 회피성 태도를 고수할 경우 국가 조달 행정에 대한 대국민 신뢰 추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